심리 치료적 접근

 

1) 이론 학습의 필요성

심리치료 이론에 대한 이해는 전문 심리치료자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이론에 기반을 두지 않은 기법 중심의 심리치료와 상담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론에 대한 기초 지식 없이 기법 중심으로 심리치료를 하는 것은 흔히 지도나 나침반 없이 항해하는 것으로 비유됩니다. 대부분의 심리치료 이론은 인간에 대한 기본 입장, 심리장애의 원인과 발달 과정에 대한 설명, 치료의 구체적 근거와 방법들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이론에 충실하지 않고 기법 중심으로 진행하는 상담과 심리치료에서 내담자와 치료자가 흔히 경험하는 것은 상담이 답보 상태에서 겉도는 느낌을 받는 것입니다. 상담이나 심리치료가 구체적인 방향성을 갖고 또 점차 심화되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이르려면 이론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심리치료와 상담은 인간관과 인간에 대한 기본 입장이 반영되는 작업이므로 다양한 이론을 학습함으로써 치료자 자신의 인간관과 가치관을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상담과 심리치료의 과학성이 강조되고는 있지만,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심리치료가 완전히 가치중립적일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상담자 자신의 인간관과 가치관에 대한 검토와 재정립을 위해서 다양한 관점을 가진 치료 이론에 대한 학습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이론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치료자 자신의 성격 특성과 장단점을 인식하고, 자신의 성격적 장점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상담 접근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심리치료 이론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이론이 심리치료에 필요한 모든 측면을 포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주요 이론을 중심으로 최소한 몇 가지 이론을 충실히 학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한 이론에 집착하거나 그것만 고수하면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각 사례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힘듭니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치료자들이 여러 이론과 접근법을 절충적 · 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 정신역동 치료

정신역동 치료란 성격 구조 간의 역동적 관계, 행동이 무의식적 측면, 내적 욕망과 갈등에 초점을 두고 인생 초기의 경험과 관계를 강조하는 치료적 접근입니다. 심층 분석을 통한 성격의 재구성이 목표이며, 비교적 장기간의 치료를 요합니다.

 

(1) 프로이트의 전통적 정신분석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론의 핵심 기본 원리는 심적 결정론과 무의식의 원리입니다. 심적 결정론이란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원인과 목적이 있다는 것이며, 무의식의 원리란 그 원인과 목적이 대부분 무의식적 과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즉 인간의 모든 행동은 원인과 목적이 있고, 따라서 우연이 일어나는 행동은 없으며, 인간 행동은 의식보다는 무이식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기본 생각입니다. 인간의 무의식은 생물학적 욕구 및 충동, 생후 5년간의 생활 경험과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억압된 재료들로 주로 구성되며, 이런 무이식적 동기가 행동을 결정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심리치료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집니다.

 

(2) 신 정신분석 치료

융, 아들러, 호나이, 설리번, 프롬 등은 무의식의 원리 등 정신분석의 기본 가정을 수용하였지만, 본능을 중시하는 프로이트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사회적 · 문화적 측면과 대인관계 요인을 강조하는 치료 이론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중 융과 아들러는 독자적인 이론을 발전시켰는데, 최근 융의 분석심리학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특히 아들러의 이론과 치료법은 인본주의 · 실존주의 등 현상학적 접근과 엘리스의 합리적 - 정서행동 치료, 벡의 인지치료 등 현대 심리치료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자체로 매우 통합적입니다.

이들 외에도 자아의 자율적 · 적응적 기능을 강조하는 자아심리학 역시 신 정신분석 치료 이론으로 볼 수 있는데, 프로이트의 딸로서 방어기제와 아동에 대한 정신분석 치료를 정교화한 안나 프로이트와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을 제시하고 정체감 이론의 기초를 마련한 에릭슨이 대표적입니다. 하트만, 라파포트 등도 자아심리학자로 볼 수 있습니다.

 

(3) 정신역동 이론의 최근 동향

최근 들어 정신역동 이론은 고전적인 정신분석과 맥은 같이하지만 오이디푸스기를 강조한 프로이트보다는 발달적으로 훨씬 이른 시기, 즉 출생 직후부터 대략 2세까지의 유아-양육자 관계를 강조하며, 치료자의 중립성보다는 공감적 태도와 치료자-내담자 상호작용을 강조합니다. 자기심리학과 대상관계 이론이 이러한 경향을 대표하며, 최근에는 관계적 정신분석이라는 새로운 관점도 제시되었습니다. 자기심리학과 대상관계 이론의 대두는 프로이트 시대의 고전적 신경증이 줄어드는 대신 자기애성 성격장애, 경계선 성격장애가 증가하는 경향과도 관련되고 있습니다.

 

3) 행동치료

행동치료는 학습과 경험의 원리를 적용하는 치료적 접근법으로, 인간의 행동은 학습된 것이고 학습 원리에 따라 이해, 예언, 수정이 가능하고 보고 있습니다.

 

4) 인간중심 치료

인간중심 치료는 인간의 주관적 경험과 성장지향적 잠재력, 실현 능력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실현경향성을 방해하는 가치의 조건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법보다는 치료자의 촉진적태도(진솔성,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공감적 이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5) 인지치료

인지치료는 개인의 사고방식과 신념, 인지 구조와 내용의 역할을 강조하는 입장으로, 사고와 신념 등 인지가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인지매개설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신념과 인지 변화를 위한 다양한 절차를 개발해 적용하며 행동치료와 결합된 인지행동 치료가 최근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6) 집단 및 가족 치료

집단 및 가족 치료는 치료의 단위가 개인이 아닌 집단, 가족 또는 부부와 커플인 치료 양식으로, 구체적인 치료적 접근과 기법은 이론적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