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심리학의 원인과 이론심리학 2023. 11. 19. 15:49반응형
인간이 나타내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는 매우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개인마다 아주 독특합니다. 이상심리학은 이렇게 다양하고 독특한 이상행동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유사한 특성에 따라 분류하는 작업에서 출발합니다. 아래에서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원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원인
심리학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원인을 밝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현대 심리학에는 정신장애의 원인을 설명하는 두 가지 입장, 즉 심리적 원인론과 신체적 원인론이 존재합니다. 정신장애의 원인을 심리적 측면에서 찾으려는 심리적 원인론에는 정신분석 이론, 인지행동 이론 등이 있습니다. 반면에 정신장애의 원인을 신체적 측면에서 찾으려는 신체적 원인론에는 유전적 요인, 뇌의 구조적 결함, 뇌의 생화학적 이상 등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생물의학적 이론이 있습니다.
1) 정신분석 이론
정신분석 이론은 이상행동의 근원적 원인을 어린 시절의 경험에 그 뿌리를 둔 무의식적 갈등으로 설명합니다. 정신분석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성격은 원초적 욕구로 구성된 원초아, 환경에 대한 현실적인 적응을 담당하는 자아, 사회의 도덕적 가치와 윤리적 규범이 내면화된 초자아로 구성되며, 이들 간의 역동적 관계에 의해 행동이 결정됩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심리적 세계 속에서 이러한 세 가지 심리적 구조와 기능이 서로 경합하고 조정되는 역동적 과정이 펼쳐진다고 보았습니다. 환경에 잘 적응하는 성숙한 성인은 자아가 잘 발달되어 주도적이고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가운에 원초아적 욕구와 초아자적 윤리의식을 적절하게 타협하여 해소하게 됩니다. 그러나 자아가 미숙하여 지배적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원초아와 초자아의 적절한 타협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내면적 갈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과 부적응적 행동을 나타내게 됩니다.
성격 특성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 미약하거나 강한 사람의 경우에 의해 형성되는데, 어린아이는 입, 항문, 성기 등의 신체부위를 중심으로 성적 욕구를 충족하려는 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성기기의 심리성적 발달 단계를 나타냅니다. 이러한 발달 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욕구의 과잉충족이나 과잉좌절은 모두 아이의 성격 성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어 성인기에 성격적 문제나 갈등의 근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 적응을 잘하는 사람은 환경적 요구에 맞추어 자아를 중심으로 세 심리적 구조간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적 충격이 강하게 주어지면 세 심리적 구조 간의 역동적 균형이 흔들리거나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더구나 심리성적 발달 과정의 문제로 인하여 어떤 심리적 구조가 지나치게 미약하거나 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이러한 역동적 균형이 더욱 심하게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원초아적 욕구가 강해지거나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자아의 기능이 약화된 경우에 개인은 원초아적 욕망이 표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신경증적 불안이라고 합니다. 자아는 이러한 불안을 감소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방어적 책략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방어기제라고 합니다. 즉 성욕이나 공격욕과 같이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원초아적 욕구나 상상 내용이 의식에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억압 부인, 반동형성, 합리화, 대치, 투사, 분리, 신체화, 퇴행, 승화와 같은 다양한 방어기제를 사용합니다. 미숙한 유형의 방어기제를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이상행동이나 정신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신장애 증상은 개인이 사용하는 이러한 부적응적인 방어기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정신분석 이론은 대부분의 이상행동이 어린 시절의 좌절 경험에서 연유한 무의식적 갈등에 의한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무의식적 갈등을 파악하여 자각하게 함으로써 이상행동이 치유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정신분석 치료의 목표는, "원초아가 있는 곳에 자아가 있게 하라"라는 말처럼, 충동적이고 미숙한 원초아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대신에 현실적이고 성숙한 자아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 치료는 자유 연상, 꿈의 분석, 전이 분석, 저항 분석 등의 방법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무의식적 갈등을 통찰하고 현실 생활에서 통찰 내용을 실천하게 하는 훈습의 과정으로 구성됩니다.
2) 인지행동의 이론
인지행동 이론은 실증적인 자료에 근거한 과학적 접근을 강조하는 현대 이상심리학의 주요한 입장입니다. 20세기 초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던 행동주의적 이론과 20세기 후반에 급격히 발전한 인지적 이론이 결합되어 현대의 인지행동 이론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행동주의는 정신분석의 비과학성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심리학을 엄밀한 경험과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신념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심리학은 정신분석 이론과 같이 개인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호한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지양하고, 객관적으로 관찰되고 측정할 수 있는 행동만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행동주의에 따르면 인간의 모든 행동은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학습된 것입니다. 이상행동이 형성되고 유지되는 과정을 고전적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 사회적 학습 등의 심리학적 원리로 설명합니다.
1950년대 이후 인간의 인지적 구조와 과정을 측정하는 연구 방법론이 개발되면서 인간의 사고, 기억, 추론, 판단 등과 같은 심리적 과정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이 발전하였습니다. 1960년대에는 인간의 인지적 측면에 초점을 두어 이상행동을 설명하는 인지적 이론이 제시되었으며, 그 대표적인 인물이 엘리스와 벡이였습니다. 인지적 이론에 따르면, 인간이 고통받는 주된 이유는 객관적 환경 자체보다는 그에 부여한 의미 때문입니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는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왜곡된 의리를 부여하는 부적응적인 인지적 활동에 기인합니다. 따라서 인지적 이론은 정신장애를 유발하는 부적응적 인지도식, 역기능적 신념, 인지적 오류,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정신장애는 인지적 기능의 편향이나 결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또 이러한 인지적 요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세계를 주관적 현실로 구성하는 인지적 과정에서의 왜곡된 결손이 정신장애를 유발하는 주요한 원인이라는 생각입니다.
인지적 이론에서 제시하는 심리치료의 기본 원리는 정신장애의 유발과 지속에 영향을 미치는 부적응적 인지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인지적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이상행동을 초래하는 부적응적인 사고 내용을 포착하여 그러한 사고의 타당성, 현실성, 유용성을 내담자와 함께 다각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보다 더 현실적이고 적응적인 사고로 전화시키는 구체적인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1970년대 들어서 인지적 이론이 발전하면서 행동주의적 이론과 통합되어 인지행동 이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또한 이러한 이론적 토대 위에서 특정한 정신장애를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인지적 또는 행동적 요인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구체적 기법으로 구성된 인지행동 치료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3) 생물의학적 이론
생물의학적 이론은 신체적 원인론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모든 정신장애는 신체질환과 마찬가지로 신체적 원인에 의해서 생겨나는 일종의 질병이라고 봅니다. 오늘날 이러한 입장의 연구자들은 정신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주요한 생물학적 원인으로 유전적 이상, 뇌의 구조적 결함, 뇌의 생화학적 이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먼저, 유전적 이상이 뇌의 구조적 결함이나 신경생화학적 이상을 초래하여 정신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 입장에서는 어떤 정신장애가 얼마나 유전적 영향을 받는지를 밝히기 위해서 가계 연구, 쌍둥이 연구, 입양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이 나타내는 뇌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을 발견하기 위해서 전산화 단층촬영술(CT), 자기공명 영상술(MRI), 양전자방출 단층촬영술(PET)과 같은 다양한 뇌 영상술을 통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편 생물학적 입장에서는 정신장애가 뇌의 생화학적 이상에 의해서 유발될 수 있다고 봅니다. 1천억 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된 인간의 뇌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정보가 전달됩니다. 지금까지 50여 종의 신경전달물질이 발견되었는데, 정신장애와 관련하여 주목을 받고 있는 주요한 신경전달물질로는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의 과잉분비나 결핍이 정신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생물의학적 입장입니다. 정신장애를 치료하는 생물학적 방법으로는 약물치료, 전기충격 치료, 뇌절제술 등이 있습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물치료는 특정한 신경전달물질의 수준을 높이거나 낮추는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이 밖에도 정신장애를 유발하는 데 기여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을 중시하는 이론적 입장도 있습니다. 사회문화적 입장은 개인이 성장하고 생활하는 환경의 사회문화적 요인이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유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문화적 입장에서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발생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요인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반응형'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리적 장애 (2) (0) 2023.11.22 심리적 장애 (1) (0) 2023.11.20 건강과 심리학 (0) 2023.11.16 심리학과 정서 (0) 2023.11.14 심리학과 심리치료 (2) (0) 2023.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