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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정서의 관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감정은 생리적인 반응을 동반하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경험입니다. 여행하다 밤에 낯선 곳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으슥한 곳에서 갑자기 나타난 그림자를 보면 심장이 빨라지고 식은땀이 흐르며 몸이 얼어버리고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공포라는 감정은 여러 가지 생리적인 반응의 연합입니다. 그러나 인지적인 해석이나 생각하는 방법이 감정을 구성하기도 합니다. 감정의 또 다른 측면은 행동적인 표현입니다. 표정, 몸짓, 목소리 톤이나 몸 자세는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기도 하며, 또한 감정을 구성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일차적 감정과 이차적 감정을 구별하여 설명합니다. 일차적 감정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으며 진화적으로 적응적인 반응입니다. 따라서 일차적 감정은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고 생물학적으로 분명한 감정입니다. 이러한 일차적 감정에는 분노, 두려움, 슬픔, 싫음, 행복, 놀라움 등이 포함됩니다. 이차적 감정은 일차적 감정들이 혼합되어 있어서 더 복잡합니다. 후회, 죄책감, 순종, 부끄러움, 사랑, 질투와 같은 감정들이 이차적 감정에 속합니다.
1) 정서 값과 각성
심리학자들은 정서 값과 각성이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감정을 분류하여 원형모델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정서 값은 감정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정도를 말하고, 각성은 감정의 강도가 강하거나 약한 정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분노는 부정적이면서 각성 상태가 높지만, 슬픔은 부정적이면서 각성 상태는 높지 않습니다. 또한 흥분은 긍정적이면서 각성 상태가 높지만, 고요함은 긍정적이면서 각성 상태가 낮습니다.
그러나 원형 모델이 감정을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서 값으로 설명하기에는 모순되는 감정도 많이 있습니다. 사랑 영화를 보면서 달콤 씁쓸하기도 하고, 떠나간 연인을 추억하면서 슬프면서도 따뜻한 감정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감정과 연관된 신경전달물질의 활동은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가 독립적인 것을 보여줍니다. 긍정적인 정서는 높은 도파민 수위와 연관이 있지만, 부정적인 정서는 노르에피네프린의 증가와 연관이 있습니다. 감정의 차원이 반드시 맞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감정을 분류하는 목적으로 원형 모델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2) 정서 이론
(1) 제임스-랑게 이론
곰을 만나서 무섭기 때문에 도망치는가, 아니면 도망치기 때문에 무서운가? 일반적으로 우리는 무섭기 때문에 도망친다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윌리엄 제임스는 생리적 반응의 의식적인 해석이 감정을 일으킨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우리가 울기 때문에 슬픔을 느끼고, 우리가 공격하기 때문에 화가 나고, 우리가 떨기 때문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랑게는 슬퍼서 우는 것이나 공포로 인해 몸을 떠는 것 등 자율신경의 반응에 대한 해석이 감정의 경험을 일으킨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제임스-랑게 이론이라고 알려진 이 정서 이론은 우리가 신체 반응의 특정한 패턴을 지각하고, 그 지각의 결과로 감정을 느낀다고 설명하였습니다. 각각 다른 생리학적 반응 패턴이 다른 감정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는 제임스-랑게 이론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제임스-랑게 이론은 신체적 반응이 감정의 경험에서 필수적이라고 강조하였는데, 이와 관련된 좀 더 최근의 연구들은 특정한 얼굴 표정이 감정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레어드는 인위적으로 웃는 표정을 만들거나 찡그린 표정을 만드는 것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연구는 얼굴 표정이 감정의 결과일 뿐 아니라 감정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2) 캐넌-바드 이론
캐넌과 바드는 생리학적인 반응이 감정의 경험을 만든다는 제임스-랑게 이론에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자율신경계의 반응에 기인하여 감정 경험을 하기에는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너무 느리다는 것입니다. 또한 많은 감정들이 비슷한 생리적 반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비슷한 생리적 반응이 다른 감정 경험을 하게 한다고 설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캐넌-바드 이론은 환경 자극이 의식적인 경험과 생리적 반응을 함께 일으켜서 감정을 구성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캐넌-바드 이론에 따르면, 감정과 관련된 자극은 피질하부에서 먼저 처리되고, 피질하부는 그 정보를 대뇌피질과 신체로 따로 전달하여 의식적인 감정의 경험과 신체적 반응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즉 곰을 만나게 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반응과 무섭다는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3) 샥터-싱거 두 요인 이론
제임스-랑게 이론이나 캐넌-바드 이론이 둘 다 장점이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샥터-싱거 두 요인 이론이 나왔습니다. 제임스-랑게 이론처럼 가정을 신체의 생리적 반응에 기인하는 것도 맞고, 캐넌-바드 이론처럼 생리적 반응 패턴으로 다양한 감정을 설명하기에는 자율신경계의 생리적 반응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도 인정했습니다. 두 요인 이론에서는 어떤 자극이 있을 때 그 감정에 해당하는 아주 구체적인 신체 반응이라기보다, 전반적인 생리적 각성이 일어나고 뇌가 그 생리적인 각성을 해석하고 원인을 찾아내는 경험이 감정을 구성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샥터와 싱거는 두 요인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실험을 하였는데, 실험참여자들에게 각성제인 아드레날린 또는 플라시보 위약을 주입하였습니다. 아드레날린을 주입받은 실험참여자들은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손에서 땀이 나며 몸이 떨리는 등의 신체적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조건의 참여자들에게는 아드레날린을 주입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다른 조건의 참여자들에게는 그 각성제의 효과에 대하여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습니다. 실험참여자들은 실험보조자와 같이 대기하였는데, 함께 있는 실험보조자가 즐거운 반응을 보이는 조건과 실험보조자가 화를 내는 반응을 보이는 조건으로 나누었습니다. 실험 결과 즐거운 환경 내에 있는 참여자들 중 각성제의 영향에 대해서 정보를 받지 못한 참여자들은 자신의 생리적 반응을 즐거운 상태로 인정하고 즐거워했으나, 각성제의 영향에 대하여 정보를 받지 못한 참여자들 중 화를 내는 환경에 있는 경우는 자신의 생리적 반응을 짜증스럽고 화가 나는 상태로 해석하였습니다.
이 실험 연구는 같은 생리적 각성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그 해석에 따라서 전혀 다른 감정을 경험하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샥터-싱거 두 요인 이론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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